자유로운 상상력과 합리적인 이성

조은정(미술평론가)

인습의 틀을 깨고 가치체계의 전복을 꿈꾸는 젊은 예술가의 힘은 자유로운 상상력과 합리적인 이성 그리고 때로는 폭발하는 에너지에 의해 계기를 잡는다. 김건주는 스스로 다양한 상반된 인식에 대한 가치 전도를 꿈꾼다고 말하고 있다. 가치전도 라는 반항적인 말의 뉘앙스는 이 작가의 작품이 반역적일 것으로 예견케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여실히 무너지고 말아, 오히려 어린 시절 경험했거나 꿈꾸었던 그 어떤 작은 사건들이 눈앞에 있음을 알게 된다. 여름날 대청에 누워 바라보던 그 가볍고 커다랗던 구름은 작가의 손아귀에 들어와 바닥에 놓여 있다. 상자 속의 서랍을 열면 둥글고 작은 구슬을 굴려 종착점에 닿을 때까지 침을 꼴깍 삼키게 하던 미로 상자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재현은 합리성에 바탕을 둔 이성적인 사고의 틀을 거쳐 재구성된 비현실이다. 분자운동에 의해 제멋대로 울퉁불퉁 형성된 반투명 플라스틱을 멋진 액자에 끼운 <자화상>은 의심하는 나를 의심하는 자각의 상태를 암시하는 듯하다.

이 세상 무엇이 진리이고 무엇이 옳은 것이며 무엇이 그른 것인가. 여름의 서해안 여행에서 만났던 갯벌의 평화와 존재를 통해 이제 작가는 좀 더 편안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시험하고자 한다. 물론 안식을 느끼게 하는 갯벌을 주된 표현 매체로 삼는다고 해서 상반된 인식에 대한 실험적인 질문들이 멈춘 것은 아니다. 출렁이는 물아래서 갯벌은 바다였다. 달의 힘에의해 물이 저 멀리 가버리면 작은 생물체들의 안식처 갯벌이 드러난다. 다시 물이 차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바다가 된다. 모든 사물이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듯 갯벌도 그런 사유를 부추기는 한 매체였음에, 개연성을 소중히 하는 작가의 눈을 통해 정형화된 지식의 허구를 깨닫는다.

Free imagination and rational reason

Cho Eun-jung (art critic)

The power of a young artist who dreams of breaking the conventional framework and overthrowing the value system is driven by free imagination, reasonable reason, and sometimes exploding energy. Kim kun-ju says that he dreams of value transfer for various conflicting perceptions. The nuance of the rebellious word value transfer predicts that this artist’s work will be treasonous. However, these expectations collapse steadily, and rather, some small events that he experienced or dreamed of as a child are in front of him. The light and large cloud that he used to lie in the floor on a summer day falls under the artist’s grasp and lies on the floor. When you open the drawer in the box, there is a maze box that rolls round and small beads to make you swallow your saliva until you reach the destination. However, this representation is an unrealistic reconstructed through the framework of rational thinking based on rationality. “self-portrait”, in which translucent plastic arbitrarily formed by molecular movement is framed in a wonderful frame, seems to imply a state of awareness that suspects me.

What is true in this world, what is right, and what is wrong. Through the peace and existence of the tidal flat I encountered on my summer trip to the west coast, the artist now wants to test my eyes to the world more comfortably. Of course, using the tidal flat that makes you feel at ease as the main expression medium does not stop experimental questions about conflicting perceptions. Under the rolling water, the tidal flat was the sea. When the water goes far away by the force of the moon, the tidal flat of small creatures reveals. When the water is full again, it becomes the sea again as if when it did that. Just as everything has opposite properties, the tidal flat was a medium that encouraged such thinking, so we realize the fiction of standardized knowledge through the eyes of the artist who values probability.